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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가끔 대출 보증을 부탁하는 간 큰 사람이 있어요.
왠만하면 보증을 안서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막상 친한 사람의 다급한 전화를 받으면 거절할 말이 떠오르지 않죠.

그렇다고 얼굴 붉히며 "난 보증 같은 거 안서!"라고 무뚝뚝하게 말한다면 서로의 관계만 서먹서먹해지고요.

그럴 때 써먹을 수 있는 거절의 말 세 가지. 보증 부탁을 거절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나는 보증을 서주고 싶은데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하는 거죠.


▶ 첫번째 방법: "회사에서 보증 서는 걸 금지하고 있어서 말이야!"

거짓말이 아니에요. 요즘 회사 중에서 직원들에게 보증을 금지하거나 보증한도를 정하는 곳이 꽤 있는데요. 특히 공무원 사회에서는 한차례 보증 바람이 불었죠. IMF로 월급을 압류당하는 공무원이 속출하자 각 부처나 지자체에서는 공무원의 보증을 금지한다는 공문을 내려보내고 방도 써붙였답니다. 대기업에서도 보증에 관한 지침을 내려보내는 경우가 많았죠.

그러므로 정 거절할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이렇게 얘기해보는 거에요.
"회사 지침이 그래서 말이야. 보증용이라면 재직증명서도 안 떼줘. 이거 미안해서 어떡하지?"

거짓말인데 어떡하냐구요? 그래도 "난 보증을 안서는 주의야. 보증 서서 집 날릴 일 있어?" 라고 말해 마음 상하게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 두번째 방법: "남편이 안된다는데 어쩌지?"

궁색해보이는 변명. 그럴수록 약간의 연기력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보증 얘기를 꺼내자마자 "그런데 우리 남편은 보증서는 것 싫어해"하고 잘라말하면 상대편은 괜히 핑계를 대는 것으로 생각하겠죠.

사실이 그렇구요. 그럴 땐 일단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게 좋아요. "그래, 어려울 때 도와줘야지. 그런데 혼자 결정할 수는 없으니까 먼저 남편에게 의논해볼게" 그리고 곧 다시 연락해 말하는 겁니다. "어떡하지.남편에게 얘기했더니 막무가내야. 예전에 보증 서서 크게 당한 적이 있거든. 미안해서 어쩌지" 이 정도라면 친구도 납득하지 않을까요.


▶ 세번째 방법: "미안해, 난 벌써 보증한도가 꽉 차버렸어!"

보증이 사회문제화되면서 보증에 관한 제도가 많이 보완되었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보증 총액한도제'이죠.

일부 은행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고 이르면 올해 7월부터 모든 은행에서 실시될 이 제도는 한마디로 말해 '능력에 따라 보증할 수 있는 한도를 정하자'는 거죠.

예를 들어, 재산상태나 연간소득을 감안해 나의 보증한도가 5천만원으로 정해졌고 내가 이미 3천만원을 보증섰다고 하면 내 보증한도는 2천만원 밖에 안남았죠. 게다가 내가 이미 2천만원의 대출을 받은 상태라면 나는 이미 보증한도를 다 사용한 셈이죠.

그러므로 은행대출이 많은 사람이라면 "미안해, 난 벌써 보증한도가 꽉 차버렸어!"라는 게 결코 거짓말이 아니랍니다. 아직 대출이 없는 분의 경우에도 보증을 많이 서면 정작 필요할 때 대출을 못받는다는 결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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