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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냐, 국내펀드냐..."

펀드 투자자들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국내 증시의 최고치 행진에 힘입어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해외펀드들이 보여준 높은 성과와 양도소득 비과세 조치에 `현혹'돼 국내 펀드를 대거 환매해 해외펀드로 옮겨갔지만 당초 예상과는 정반대의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8일 현재 국내 성장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3.25%로,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 4.93%를 압도하고 있다.

국내 펀드를 성급히 환매해 해외펀드로 갈아탄 투자자로서는 후회막급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도 자산 배분 수단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해외펀드에 대한 과도한 자금 집중은 그 자체가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는 만큼 국내외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해외펀드, 87영업일 연속 증가

해외펀드로의 쏠림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지난해 12월말 5조6천916억원에서 7일 현재 13조7천677억원으로 2.4배 규모로 불어났다.

지난 1월16일 이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수탁고가 늘어났다.

영업일수로는 87일 연속, 하루 평균 868억원의 자금이 해외펀드로 유입된 것이다.

◇국내펀드 환매 `주춤'

해외펀드로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 강도가 다소 완화될 조짐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본격화되면서 7일 현재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38조1천12억원으로 축소됐다.

특히 지난 3월20일부터 4월17일 사이에는 단 하루를 제외하곤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감소했다.

설정된 지 3년이 넘은 적립식펀드를 중심으로 이익 실현 차원의 환매가 가속화된 탓이다.

그러나 5월 들어 이 같은 추세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1천722억원 증가한 데 이어 7일에도 5억원이 늘어난 것.
주가가 오른 틈을 타 이익실현에 열중하던 펀드 투자자들이 증시가 쉼 없이 강세를 지속하자 추가적인 이익 창출의 기회를 잃는 것이 아니냐는 고민에 빠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펀드도 분산투자가 원칙"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가 일반화된 만큼 펀드의 위험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삼성증권 신상근 애널리스트는 "국내 투자를 기본으로 하고 해외상품은 보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해외펀드에 투자하면서 수익률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관리 측면에서 접근했다면 최근 해외펀드 투자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상대적인 박탈감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관리를 먼저 생각하고 국내펀드의 일부만을 해외로 분산투자했다면 해외펀드의 부진에도 불구, 국내펀드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며 "결국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효율적인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산투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펀드분석팀장은 "국내펀드가 높은 성과를 내고 해외펀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여러가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자산 배분 차원에서 해외 투자는 필요하지만 그간 진행된 국내펀드 환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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