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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회귀로의 가능성이 낮아지자 가치주 투자가 시장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과거엔 저점에서 사서 고점에서 팔고 나오는 게 현명한 투자법이었지만 지금은 쌀 때 사서 오래 들고 있는 게 좋은 투자법이 됐다.

가치 투자의 대가들 가운데서도 단연 워런 버핏이 주목의 대상이다.

그는 주식 투자만으로 세계 두 번째 부자가 된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가 최근 열린 자신의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한국 투자를 늘리겠다고 언급하면서 버핏식 가치 투자법을 실천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버핏 따라잡기

핏이 밝힌 투자의 성공 원칙은 간단하다.

'첫째, 돈을 잃지 마라.

둘째, 첫 번째 원칙을 잊지 마라'.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선 주식을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일명 '안전 마진'의 확보다.

마음에 드는 기업이라도 일단 그 기업의 주가가 원래 기업의 가치보다 하락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야 투자에서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버핏은 또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한다.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사업일지라도 미래의 성과를 예측할 수 없다면 매수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꾸준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

버핏이 사들이는 종목에 정보기술(IT) 등 첨단 분야 기업이 거의 없는 것도 사업 내용이 복잡하면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독점적 지위에 있는 기업이라면 더 좋은 투자 대상이다.

가격을 결정할 때 우월한 지위에 있는 기업은 인플레이션 등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독점적 지위는 차별화된 첨단 기술뿐 아니라 신세계처럼 영업 활동을 통해 쌓은 브랜드 가치에 의해서도 형성될 수 있다.

삼성증권은 버핏의 투자 철학을 한마디로 "좋은 주식을 싸게 사는 것"으로 요약했다.

버핏은 "일생에 주식을 딱 스무 번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투자하라"고 말했다.

기업의 주가가 원래 가치보다 하락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매수하고 일단 매수한 종목은 장기 보유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게 버핏의 전략이다.

3년 전 현대중공업이나 현대미포조선의 가치를 발견하고 매수해 지금까지 들고 있었다면 1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차라리 가치주 펀드를

그러나 일반인들이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기는 힘들다.

버핏은 "최악의 투자는 나쁜 주식을 오래 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잘못했다간 형편없는 주식을 들고 오랫동안 가슴앓이만 할 수 있다.

차라리 전문가들에게 투자를 맡기는 게 낫다.

국내 출시된 가치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치주 펀드는 일반적으로 쌀 때 사서 오래 묵혀두는 전략을 취한다.

10년 투자를 내세운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은 6개월 수익률이 27.8%에 달한다.

주식 성장형 펀드 평균(16.02%)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세이에셋자산운용의 '세이가치주식(종류형)A1'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25.53%에 달한다.

그러나 모든 가치주 펀드가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식형 펀드 평균에도 못 미치는 것도 있다.

가치주 펀드가 일반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대신 배당은 높고, 시장지배력이 높거나 산업의 진입 장벽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지만 가치주 펀드가 편입한 종목을 분석해 보면 제각각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허진영 연구원은 "같은 가치주 펀드지만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운용 결과가 크게 차이난다"며 "장기 수익률과 편입 종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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