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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부터 ㅅ운용사의 주식형 펀드에 매달 50만원씩 넣고 있는 회사원 김준호씨(34)는 “은행 적금보다 낫겠다는 생각에 가입했지만 이렇게 수익률이 높을 줄 몰랐다”면서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그가 가입한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70%를 웃돈다.

하지만 얼마전 은행을 찾아 해지예상금액을 조회한 김씨는 크게 당황했다. 적립한 원금 750만원에 최소한 이자수익이 500만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수익률은 30% 정도에 불과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적립식&거치식=자산운용사들이 발표하는 수익률은 적립식펀드 수익률이 아니다. 한꺼번에 목돈을 맡겨두는 거치식에 해당되기 때문에 착시현상을 일으키게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26일 1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올해 9월21일 환매했다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2.8%)과 비슷하거나 이를 웃도는 수익률을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1000만원을 1년 동안 나누어 적립했다면 적립시점마다 기준가가 다르므로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주가가 급등할 때는 거치식의 수익률이 훨씬 높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때는 거치식의 손실이 커진다.

실제로 지난해 9월20일 1200만원을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에 거치식으로 투자해 올해 9월20일 환매했다면 수익률은 51.45%다. 수수료 2.5%를 제외하고도 원금 1200만원의 평가금액은 1817만4957원에 이른다. 입금한 지 90일이 지났기 때문에 환매수수료가 없어 실수령액(세전)과 평가금액이 같다.

반면 지난해 9월20일부터 올해 8월20일까지 매월 20일 100만원씩 12차례 1200만원을 적립했다고 하자. 똑같이 올 9월20일 환매하더라도 수익률은 31.14%로 떨어진다. 원금 1200만원에 대한 평가금액은 2.5%의 수수료를 떼고 1573만7562원. 여기에다 7, 8월 입금액에 대한 이익금의 70%(22만5352원)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실수령액(세전)은 1551만2210원이다.

◇가입 시점 따라 천차만별=거치식이라고 해도 가입시점마다 수익률은 달라진다. 특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국내 증시가 최근 두 달 가까이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며칠 사이에도 수익률이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한 달(8월20일~9월18일)간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주식형펀드(주식편입비율 70% 이상)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삼성투신운용의 삼성배당주장기주식으로 20.96%에 이른다.

하지만 이 펀드에 4일만 빨리 가입했다고 가정해보자. 8월16일부터 9월18일까지의 수익률은 7.66%로 뚝 떨어진다.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들쭉날쭉한 것이다.

제로인 펀드분석팀 허진영 과장은 “한 달 수익률도 날짜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판이하게 달라지므로 펀드 판매사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면서 “1~2%의 수익률이나 등수에 집착하기보다는 꾸준하게 성과를 내는 펀드에 장기간 투자하는 것이 성공 투자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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