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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있어야 경제가 돌아간다는말은 지나가는 개도 떠들며 예기한다. 허나 연일 매스컴과 지면은 안정된 노후를 보장받기 위해 10억모으기 운동을 경쟁처럼 부축이고 있다. 해서 소나 개나 이젠 10억모으기에 동참하며 자린고비 생활을 하고있다. 그러나 오늘날 경기침체의 원인은 뭣이고 대안은 무엇인가? 여러 측면에서 원인과 대안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지구촌을 지배해오고 있는 세계화 조류에서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한 적자생존의 원리를 강요하는 세계화는 지난 10여년간 우리에게 너무도 가혹한 시련을 안겨줬으며. 그 시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논리가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우선 공사조직을 막론하고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적인 관료제적 형태로 운영되던 조직들은 군살을 빼고 슬림화하여 살아 움직이도록 만들어졌다. 반론이 있기는 하지만 계속되고 있는 구조조정은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세계화 조류에 적응한 기업들은 어렵기는 하지만 잘 버티고 있고 일부는 성공이라 부를 수 있는 성과도 내고 있다. 반면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화의나 법정관리 신세를 졌거나 아예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가진 에너지를 몽땅 조직에 쏟아야 했다. 이 역시 치열한 경쟁을 통한 적자생존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됐다. 그렇지 못한 개인은 마찬가지로 거리로 내몰렸거나 내몰리고 있다.

세계화 조류는 이런 과정을 통해 소비군단을 없애는 결과를 초래했다. 조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린 개인은 근본적으로 소비능력을 잃었고 조직에서 살아남은 개인도 장래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를 극도로 자제. 소비는 갈수록 위축됐다. 저임금을 찾아 중국 등 외국으로 나가는 기업도 세계화 진행에 따른 생존전략, 역시 일자리를 줄이면서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

결국 세계화 조류는 소비위축이라는 매우 깊은 상처를 남기면서 우리 경제를 벼랑으로 내몰았다. 여기에다 세계화의 생존기법을 터득. 생존에 성공해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외화는 일부 몰지각한 가진자들이 외국으로 나가 소비했고 지난 해부터는 환율하락까지 겹쳐 작금의 나라 살림살이를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소비위축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조사결과,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85.1로 전월(86.6)보다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올 상반기에 소비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기대지수는 2000년 12월의 82.2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고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2월의 86.7에 비해서도 1.6포인트가 떨어져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세계화 진행에 따른 소비위축의 어두운 그림자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정책들은 오늘날 우리 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낸 세계화에 대한 대응책이라 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 또 자치단체가 뒤늦게나마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소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인식했다는 데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우리 경제를 침체 속으로 몰고 있는 세계화라는 거대한 조류에 비하면 티끌에 불과한 대응인지 모른다. 하지만 건전한 소비가 생산을 선도하는 힘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하고 실천할 때 이러한 소비들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경제회생의 하나의 불씨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 건전한 소비 활성화는 세계화에 따른 소비위축의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건전한 소비는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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