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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영국의 식민지하에 있던 시기는 물론 1776년 독립선언 후 1783년 파리조약에서 독립이 승인될 때까지도 독립적인 화폐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의 외국화폐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후 1785년 대륙의회에서 최초로 달러를 미국의 화폐단위로 채택하였으나 당시에는 민간은행들이 독자적으로 다양한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화폐체계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그러다가 1792년에 달러를 미국의 공식화폐로 사용하면서 근대 국가 최초로 10진법 화폐체계를 도입하였다. 그 후 1913년 연방준비제도를 출범시키고 흔히 달러로 일컬어지는 연방준비지폐(FRN)를 발행하면서 이전에 발행된 국법은행권, 금증서(gold certificate), 은증서(silver certificate) 등의 유통을 허용함으로써 화폐체계는 여전히 복잡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에 연방준비지폐를 제외한 나머지 화폐의 추가 발행이 중지됨에 따라 현재와 같이 유통지폐의 99%가 연방준비지폐로 단순화되었다.

  그런데 미국의 화폐단위인 달러의 어원은 현재 체코 동남부 보헤미아지방의 성 요아힘(St. Joachim)의 한 골짜기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1516년 이 골짜기에서 양질의 은광이 발견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산골 촌락을 이루자 이 지역을 간단히 골짜기(das Tal)라고 불렀다. 1519년에 이 지역의 주민 수가 약 5,000명에 달하자 루드비히(Ludwig)왕이 이 촌락을 자유 산악도시로 격상시키면서 요아힘의 계곡이라는 의미로 요아힘스탈(Joachimsthal)이라는 이름을 부여하였다. 1520년부터 이 지역에서 생산된 은으로 은화를 만들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간단하게 요아힘스탈러 그로센(Joachimsthaler Groschen, 그로센은 19세기 중반까지 독일에서 사용된 화폐단위), 탈러-그로센(Taler-Groschen), 요아힘스탈러, 슐리켄탈러(Schlickenthaler) 또는 간단히 탈러(Taler)라고 불렀다. 이 은화가 세계 각지로 퍼지면서 간단히 Taler로 불리다가 음운변화를 일으켜서 Dollar로 되었다.

  한편, 달러 기호($)는 멕시코에서 제조되어 이웃 나라인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함께 사용되었던 스페인의 8리알 은화에 있는 두 개의 헤라클레스 기둥을 둘러싼 S자 모양의 장식용 리본에서 유래되었다는 주장과 스페인 국왕의 문장에서 나왔다는 주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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