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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에서 투자 성과를 내는 방법과 고스톱에서 돈을 따는 방법을 비교하면 주식 투자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고스톱에서는 무엇을 몇 점으로 할 것인지, 1점의 값은 얼마로 할 것인지 미리 정해두고 있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이것을 미리 정할 수가 없다. 참가자 각자가 게임을 하는 중에 상대방의 눈치를 보면서 계속 바꾸어 간다. 주식투자는 고스톱보다 더 어렵지만 더 재미있다.
고스톱 1점의 값과 기업 이익 1원의 값을 정하는 방법은 서로 달라
고스톱에서는 1점의 값을 참가자들이 놀이를 하기 전에 100원 또는 1000원이라고 미리 정해 둔다. 1점의 값은 참가자들이 약속하기에 따라 마음대로 바뀔 수 있다. 100원이어도 좋고 심하면 100만원이어도 좋다. 그러나 주식투자에선 기업 이익 1원의 값 즉 주식의 가격은 미리 정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갑은 기업 이익 1원의 값을 주가 10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을은 기업이익 1원의 값을 주가 15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기업이익 1원의 값을 주가 얼마라고 알려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주가이익배수(=PER)다.
흔히 주가이익배수는 주가를 기업이익으로 나눈 것이라고 말하지만 다시 조금 더 생각해보면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를 주가로 얼마라고 보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즉 고스톱에서 1점의 값어치를 얼마라고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는 고스톱 1점의 값어치와는 달리 그것이 얼마인지 미리 약속할 수가 없어서 아무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게임을 한다.
기업이익 1원의 값은 어떻게 정해지냐?
고스톱에서는 1점의 값어치는 100원도 될 수 있고 심하면 100만원도 될 수 있다. 물론 더 이상도 가능하다. 참가자들이 얼마로 하기로 약속하기 나름이다. 그러면 주식투자에서 1원의 값어치는 어느 정도가 될까? 10원? 100원? 1000원?
지금 한국 주식시장에서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 즉 주가이익배수는 대략 10에 미치지 못한다. 좋게 보아서 10이라고 하자. 만약 어떤 회사의 주가이익배수가 100이라고 하면 즉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를 100원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투자가들이 미친 짓이라고 할 것이다. 비록 지금 미국에서는 주가이익배수가 100이 넘는 회사들이 여럿 있지만 말이다.
주식의 가격과 기업이익 1원의 관계는 마치 배와 닻의 관계와 비슷하다. 때로는 배가 닻에 가까이 있지만 때로는 멀리 떨어지기도 한다. 또는 연과 연줄의 관계와 비슷하다. 연이 높이 올라가려면 연줄이 튼튼해야 한다. 이 관계는 고스톱처럼 참가자들이 서로 약속한다고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가 10원에서 갑자기 100만원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스톱에서 1점은 아무런 배경이 없는 가공의 숫자이어서 여기에 아무리 큰 값을 매겨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기업 이익 1원 속에는 현재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노력이 들어가 있어 아무렇게나 값을 매길 수 없다. 주식 투자에서 주가를 기업 이익으로 설명하려는 모든 노력은 결국 과연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를 주가 얼마로 볼 것인가로 집중된다.
고스톱 1점과 기업이익 1원의 차이
참가자들이 고스톱 1점의 값어치를 서로 약속만 하면 마음 먹은 대로 바꿀 수 있지만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가 고스톱처럼 마음대로 정해지지 않는 것은 이 두 가지의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고스톱은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기업의 이익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고스톱에서는 1점의 값을 아무렇게나 정해도 참가자들이 서로 동의만하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기업이익 1원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의 제약을 받아서 마련된 1원이다. 그래서 기업 이익 1원의 값은 아무렇게도 정해질 수가 없다. 그 1원에 알맞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익 1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10원의 돈이 필요하다면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는 10원의 대접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 고스톱처럼 참가자들이 서로 약속한다고 100만원의 대접을 받을 수는 없다. 이런 약속은 만들어 질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고스톱을 하던 사람들이 모두 몰려와서 10원을 들여 1원의 이익을 만들어 내어서 이것은 어떤 바보에게 100만원에 팔려고 할 것이다.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도 때로는 고스톱 만큼은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 10원으로 대접 받다가 순간 100원 즉 주가이익배수 100의 대접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우리는 보통 주식시장에 거품이 일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1999년 인터넷 거품과 같은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이 때는 다수의 사람들이 한국 기업의 장래를 밝게 보았다.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마치 금광에서 금을 캐듯이 앞으로 떼돈을 벌 것으로 보았다. 반대로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가 주가이익배수 5이하로 아주 낮게 평가 받을 수도 있다. 이것은 위의 경우와 반대로 한국 기업의 장래가 아주 어두울 경우다.
회사마다 주가이익배수가 서로 다른 까닭은?
지금 시장에는 주가이익배수가 5배 이하인 회사도 있고, 20배 이상인 회사도 있다. 이처럼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가 주식시장에서 서로 달리 평가 받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겉으로 보면 숫자로 같은 1원이지만 이 1원이 갖는 성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무게의 고무로 만든 타이어보다 나이키 신발의 값어치가 훨씬 더 비싸다. 같은 소에서 나온 같은 무게의 고기도 부위에 따라서 고기의 질이 다르다. 기업의 이익도 마찬가지다. 같은 1원의 이익이라도 회사에 따라서 그 1원의 질은 서로 다르다. 그래서 투자가들은 모두 같은 값이라면 질이 높은 또는 좋은 회사의 주식을 사려고 한다.
이익의 질이 좋은 회사란?
이익의 질이 좋은 회사란 다음과 같은 회사들이다. 우선은 회사가 이익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고기의 질이 나쁜 부위를 좋은 것처럼 물타기를 하는 등 속이지 말아야 한다. 비록 회사는 속이려고 하더라도 투자가들은 속지 말아야 한다. 투자가들은 회사의 영업보고서를 보고 회사가 숫자에 물타기를 하여 부풀렸거나 화장을 하여 실제보다 좋게 만들었는지 확인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는 들어가는 것은 작으나 나오는 것은 많은 경우다. 기업 이익 1원을 기준으로 하면 1원의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들어가는 돈이 작으면 작을수록 이익의 질이 좋은 회사다.
때로 너무 작게 먹으면 성장을 멈출 수도 있으므로 적당히 먹으면서도 먹는 것에 비해서 나오는 것이 많도록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성장하면서도 건강한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너무 마르거나(=매출액이익률이 너무 낮은 경우), 너무 살이 찌면(=자산 회전율이 너무 낮은 경우) 좋지 않다.
셋째는 이익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투자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미래를 먹고 산다. 미래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 없다. 때로 어떤 기업은 미래를 알 수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려고 하나 경쟁은 이런 회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미래는 힘이 약하면 뒤로 밀리는 경쟁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좋은 회사란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의 세계에서도 최대한 안정적으로 걸어갈 수 있는 회사다.
넷째는 경쟁력을 가진 회사다. 어떤 회사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만들어 내려면 당연히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미래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대부분의 회사들이 같이 어려워진다. 최악의 경우 경쟁력이 떨어진 회사가 먼저 망한다. 그러고 나면 사정은 다시 좋아진다. 미래에 어려움이 닥쳐와도 이것을 잘 견디는 회사 또는 최소한 경쟁회사보다 오래 견딜 수 있는 회사이어야 한다.
질은 좋으나 평가 받고 있지 못하는 회사, 또는 질이 좋아질 회사를 찾아야
주식투자는 고스톱보다 더 어려운 게임이다. 그것은 앞에서 본 것처럼 점수를 계산하는 방법이나 1점의 값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스톱의 세계는 가상의 세계이므로 여기에 질서를 주려고 약속을 해버린 고정된 세계이다. 그렇지만 주식투자는 미래와 현재가 대화를 하는, 그래서 예상이 사실이 되고 사실을 기초로 다시 예상을 하는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다. 바로 이것이 고스톱에는 없는 주식투자만이 가지는 매력이기도 하다.
주식 투자에서 투자 성과를 높이려면 두 가지 유형의 회사를 찾아야 한다. 하나는 이미 질이 좋으나 아직 시장에서는 낮게 평가 받고 있는 회사다. 예를 들면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가 거의 20원은 되는데 다들 주식투자를 고스톱인줄 착각하여 약속이나 한 듯이 10원으로 매기고 있는 경우다. 나의 예상이 맞고 시장 예상이 틀린다면, 그래서 시장 예상이 나의 예상으로 바뀐다면 나는 높은 투자 성과를 얻게 된다. 이것은 마치 이미 연기력이 높은 배우 또는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이지만 아직 그 시장에서 실력에 맞는 평가를 받지 못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과 비슷하다.
또 다른 한 가지 유형의 회사는 아직은 질이 좋지 못하지만 곧 질이 좋아질 것이 거의 확실한 회사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질이 좋지 못해서 기업 이익 1원이 주가로 5원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곧 10원 또는 20원으로 거래될 것이 거의 확실한 회사를 찾는 것이다.
이미 앞에서 보았듯이 주식 투자의 세계는 미래와 현실이 서로 영향을 주는 세계다. 이 세계에 확실한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누가 있다고 말하면 그 사람은 바보이거나 사기꾼이다. 자신이 예상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면 예를 들어 60~70% 수준이 되면 나머지 30~40%의 틀릴 위험을 안고 실행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예상하는 일이 일어날 때 얻을 수익의 규모와 틀렸을 때 볼 손실의 규모를 같이 검토해야 한다. 비록 틀릴 가능성이 낮아도 틀렸을 때 올 손실이 크면 이것은 피해야 한다.
혹시 그런 회사가 어떤 회사냐고 궁금해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누구 잘 알만한 사람에게 물어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그런 회사를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좋다. 그래서 그럴 가능성이 높은 회사를 찾았는데 확신이 잘 서지 않으면 이런 회사는 어떠냐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 개별 회사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이런 작업을 하는 것에 재미를 느껴야 한다. 여기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펀드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굳이 누구에게 물어가면서 개별 회사에 투자하고 싶다면 아무에게나 물어보지 말고 믿을 수 있을 만한 사람에게만 물어보아야 한다. 다른 세상에서는 누구의 말도 잘 믿지 않으면서 주식 투자의 세계에서는 남의 말을 너무 쉽게 믿어버린다면 그것은 좀 이상한 일이 아닐까? 이것은 아마도 남이 나를 속인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속인 것이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하상주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회사 나쁜회사>의 저자이며,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로 가면 그가 쓴 다른 글도 볼 수 있습니다.
고스톱 1점의 값과 기업 이익 1원의 값을 정하는 방법은 서로 달라
고스톱에서는 1점의 값을 참가자들이 놀이를 하기 전에 100원 또는 1000원이라고 미리 정해 둔다. 1점의 값은 참가자들이 약속하기에 따라 마음대로 바뀔 수 있다. 100원이어도 좋고 심하면 100만원이어도 좋다. 그러나 주식투자에선 기업 이익 1원의 값 즉 주식의 가격은 미리 정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갑은 기업 이익 1원의 값을 주가 10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을은 기업이익 1원의 값을 주가 15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기업이익 1원의 값을 주가 얼마라고 알려주는 것이 바로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주가이익배수(=PER)다.
흔히 주가이익배수는 주가를 기업이익으로 나눈 것이라고 말하지만 다시 조금 더 생각해보면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를 주가로 얼마라고 보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즉 고스톱에서 1점의 값어치를 얼마라고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는 고스톱 1점의 값어치와는 달리 그것이 얼마인지 미리 약속할 수가 없어서 아무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상태에서 게임을 한다.
기업이익 1원의 값은 어떻게 정해지냐?
고스톱에서는 1점의 값어치는 100원도 될 수 있고 심하면 100만원도 될 수 있다. 물론 더 이상도 가능하다. 참가자들이 얼마로 하기로 약속하기 나름이다. 그러면 주식투자에서 1원의 값어치는 어느 정도가 될까? 10원? 100원? 1000원?
지금 한국 주식시장에서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 즉 주가이익배수는 대략 10에 미치지 못한다. 좋게 보아서 10이라고 하자. 만약 어떤 회사의 주가이익배수가 100이라고 하면 즉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를 100원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투자가들이 미친 짓이라고 할 것이다. 비록 지금 미국에서는 주가이익배수가 100이 넘는 회사들이 여럿 있지만 말이다.
주식의 가격과 기업이익 1원의 관계는 마치 배와 닻의 관계와 비슷하다. 때로는 배가 닻에 가까이 있지만 때로는 멀리 떨어지기도 한다. 또는 연과 연줄의 관계와 비슷하다. 연이 높이 올라가려면 연줄이 튼튼해야 한다. 이 관계는 고스톱처럼 참가자들이 서로 약속한다고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가 10원에서 갑자기 100만원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스톱에서 1점은 아무런 배경이 없는 가공의 숫자이어서 여기에 아무리 큰 값을 매겨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기업 이익 1원 속에는 현재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노력이 들어가 있어 아무렇게나 값을 매길 수 없다. 주식 투자에서 주가를 기업 이익으로 설명하려는 모든 노력은 결국 과연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를 주가 얼마로 볼 것인가로 집중된다.
고스톱 1점과 기업이익 1원의 차이
참가자들이 고스톱 1점의 값어치를 서로 약속만 하면 마음 먹은 대로 바꿀 수 있지만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가 고스톱처럼 마음대로 정해지지 않는 것은 이 두 가지의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고스톱은 가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기업의 이익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고스톱에서는 1점의 값을 아무렇게나 정해도 참가자들이 서로 동의만하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기업이익 1원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의 제약을 받아서 마련된 1원이다. 그래서 기업 이익 1원의 값은 아무렇게도 정해질 수가 없다. 그 1원에 알맞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익 1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10원의 돈이 필요하다면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는 10원의 대접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 고스톱처럼 참가자들이 서로 약속한다고 100만원의 대접을 받을 수는 없다. 이런 약속은 만들어 질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고스톱을 하던 사람들이 모두 몰려와서 10원을 들여 1원의 이익을 만들어 내어서 이것은 어떤 바보에게 100만원에 팔려고 할 것이다.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도 때로는 고스톱 만큼은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 10원으로 대접 받다가 순간 100원 즉 주가이익배수 100의 대접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우리는 보통 주식시장에 거품이 일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1999년 인터넷 거품과 같은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이 때는 다수의 사람들이 한국 기업의 장래를 밝게 보았다.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마치 금광에서 금을 캐듯이 앞으로 떼돈을 벌 것으로 보았다. 반대로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가 주가이익배수 5이하로 아주 낮게 평가 받을 수도 있다. 이것은 위의 경우와 반대로 한국 기업의 장래가 아주 어두울 경우다.
회사마다 주가이익배수가 서로 다른 까닭은?
지금 시장에는 주가이익배수가 5배 이하인 회사도 있고, 20배 이상인 회사도 있다. 이처럼 기업 이익 1원의 값어치가 주식시장에서 서로 달리 평가 받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겉으로 보면 숫자로 같은 1원이지만 이 1원이 갖는 성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무게의 고무로 만든 타이어보다 나이키 신발의 값어치가 훨씬 더 비싸다. 같은 소에서 나온 같은 무게의 고기도 부위에 따라서 고기의 질이 다르다. 기업의 이익도 마찬가지다. 같은 1원의 이익이라도 회사에 따라서 그 1원의 질은 서로 다르다. 그래서 투자가들은 모두 같은 값이라면 질이 높은 또는 좋은 회사의 주식을 사려고 한다.
이익의 질이 좋은 회사란?
이익의 질이 좋은 회사란 다음과 같은 회사들이다. 우선은 회사가 이익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고기의 질이 나쁜 부위를 좋은 것처럼 물타기를 하는 등 속이지 말아야 한다. 비록 회사는 속이려고 하더라도 투자가들은 속지 말아야 한다. 투자가들은 회사의 영업보고서를 보고 회사가 숫자에 물타기를 하여 부풀렸거나 화장을 하여 실제보다 좋게 만들었는지 확인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는 들어가는 것은 작으나 나오는 것은 많은 경우다. 기업 이익 1원을 기준으로 하면 1원의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들어가는 돈이 작으면 작을수록 이익의 질이 좋은 회사다.
때로 너무 작게 먹으면 성장을 멈출 수도 있으므로 적당히 먹으면서도 먹는 것에 비해서 나오는 것이 많도록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성장하면서도 건강한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너무 마르거나(=매출액이익률이 너무 낮은 경우), 너무 살이 찌면(=자산 회전율이 너무 낮은 경우) 좋지 않다.
셋째는 이익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투자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미래를 먹고 산다. 미래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 없다. 때로 어떤 기업은 미래를 알 수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려고 하나 경쟁은 이런 회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미래는 힘이 약하면 뒤로 밀리는 경쟁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좋은 회사란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의 세계에서도 최대한 안정적으로 걸어갈 수 있는 회사다.
넷째는 경쟁력을 가진 회사다. 어떤 회사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만들어 내려면 당연히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미래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대부분의 회사들이 같이 어려워진다. 최악의 경우 경쟁력이 떨어진 회사가 먼저 망한다. 그러고 나면 사정은 다시 좋아진다. 미래에 어려움이 닥쳐와도 이것을 잘 견디는 회사 또는 최소한 경쟁회사보다 오래 견딜 수 있는 회사이어야 한다.
질은 좋으나 평가 받고 있지 못하는 회사, 또는 질이 좋아질 회사를 찾아야
주식투자는 고스톱보다 더 어려운 게임이다. 그것은 앞에서 본 것처럼 점수를 계산하는 방법이나 1점의 값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스톱의 세계는 가상의 세계이므로 여기에 질서를 주려고 약속을 해버린 고정된 세계이다. 그렇지만 주식투자는 미래와 현재가 대화를 하는, 그래서 예상이 사실이 되고 사실을 기초로 다시 예상을 하는 끊임없이 변하는 세계다. 바로 이것이 고스톱에는 없는 주식투자만이 가지는 매력이기도 하다.
주식 투자에서 투자 성과를 높이려면 두 가지 유형의 회사를 찾아야 한다. 하나는 이미 질이 좋으나 아직 시장에서는 낮게 평가 받고 있는 회사다. 예를 들면 기업이익 1원의 값어치가 거의 20원은 되는데 다들 주식투자를 고스톱인줄 착각하여 약속이나 한 듯이 10원으로 매기고 있는 경우다. 나의 예상이 맞고 시장 예상이 틀린다면, 그래서 시장 예상이 나의 예상으로 바뀐다면 나는 높은 투자 성과를 얻게 된다. 이것은 마치 이미 연기력이 높은 배우 또는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이지만 아직 그 시장에서 실력에 맞는 평가를 받지 못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과 비슷하다.
또 다른 한 가지 유형의 회사는 아직은 질이 좋지 못하지만 곧 질이 좋아질 것이 거의 확실한 회사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질이 좋지 못해서 기업 이익 1원이 주가로 5원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곧 10원 또는 20원으로 거래될 것이 거의 확실한 회사를 찾는 것이다.
이미 앞에서 보았듯이 주식 투자의 세계는 미래와 현실이 서로 영향을 주는 세계다. 이 세계에 확실한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누가 있다고 말하면 그 사람은 바보이거나 사기꾼이다. 자신이 예상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으면 예를 들어 60~70% 수준이 되면 나머지 30~40%의 틀릴 위험을 안고 실행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예상하는 일이 일어날 때 얻을 수익의 규모와 틀렸을 때 볼 손실의 규모를 같이 검토해야 한다. 비록 틀릴 가능성이 낮아도 틀렸을 때 올 손실이 크면 이것은 피해야 한다.
혹시 그런 회사가 어떤 회사냐고 궁금해 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누구 잘 알만한 사람에게 물어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그런 회사를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좋다. 그래서 그럴 가능성이 높은 회사를 찾았는데 확신이 잘 서지 않으면 이런 회사는 어떠냐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 개별 회사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이런 작업을 하는 것에 재미를 느껴야 한다. 여기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펀드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굳이 누구에게 물어가면서 개별 회사에 투자하고 싶다면 아무에게나 물어보지 말고 믿을 수 있을 만한 사람에게만 물어보아야 한다. 다른 세상에서는 누구의 말도 잘 믿지 않으면서 주식 투자의 세계에서는 남의 말을 너무 쉽게 믿어버린다면 그것은 좀 이상한 일이 아닐까? 이것은 아마도 남이 나를 속인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속인 것이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하상주 대표는 <영업보고서로 보는 좋은회사 나쁜회사>의 저자이며, 그의 홈페이지 http://www.haclass.com로 가면 그가 쓴 다른 글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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