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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가 깨어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올해 1∼3월간 실질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5.6%(연율환산)로 시장예상치(3.8%)를 크게 웃돌았다. 작년까지는 기업부문에서 수출 및 설비투자로 경기회복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간소비가 회복되었고 주택투자도 밝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번에 도래한 일본 경기회복이 장기간에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를 보면 먼저 일본 기업은 지금까지 대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억제,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짐'으로 비난 받았던 전후 베이비 붐 세대가 정년퇴직을 맞이해 노동비용이 자연스럽게 절감되고 이들은 또 퇴직금 및 연금을 수령해 새로운 소비층을 형성했다. 이와 함께 30년 주기인 주택투자 사이클도 바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 있어서 일본 경제 부활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부정적이다. 일본 기업의 부활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웃 시장이 커지면 비즈니스 기회가 많아지고 일본 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한.일 양국 경제는 상승 효과를 유발하는 관계이기보다 경합적인 측면이 강하다. 과거의 경우 90년대 일본 기업이 버블경제 붕괴로 정리해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을 때 한국 기업은 속도있는 경영 판단력으로 일본 기업의 시장을 빼앗아갔다.

D램 시장점유율은 94년도에 한국 27%, 일본 41%였지만 2003년에는 한국 44%, 일본 4%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 조선업에서도 마찬가지다. 86∼90년 선박수주 세계시장점유율은 한국 23%, 일본 44%였으나 2000∼2003년에는 각각 41%, 35%로 역전됐다.

스포츠처럼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한.일 양국은 영원한 라이벌이다. 일본 기업은 자금여유가 생긴 지금 한국 기업에 대해 반격을 노리고 있다.

다이와증권 사업전략실 이오키베 실장은 "한국인은 일본 경제 부활에 조금 당황하고 있는 것같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드시 올 것으로 보이는 일본 경제 성장을 잘 이용하기 위해 한국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제조업은 기술력있는 일본 기업과의 제휴로 메리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업이라면 일본 진출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투자가들은 지금의 시세급락 국면에서 일본 주식이나 부동산투자신탁(J-REIT) 투자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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