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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만원을 20억으로
글쓴이 : 김재영 등록일 : 2003-09-25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이홍복 사장(37)은 자칭 라이프 디자이너(Life Designer)이다. 보험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연상되는 그러나 세상에 없는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낸 이 사장은 자신을 부동산 경매 전문가라기보다는 라이프 디자이너로 불러주기를 원한다. 앞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도 거기서 찾을 작정이다.
"부동산 경매에 관한 한 박사라고는 못해도 도사 쯤은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재테크에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은 10억이니 부자니 하면서 다들 들 떠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왜 벌려고하는지, 얼마나 벌려고하는 지 등에 대해서는 추상적입니다. 구체적이지 못하고 목표가 없으면 그저 허상을 쫓고말 가능성이 높습니다. 돈은 인간이 행복해지는데 필요한 한가지 요소입니다. 재테크도 그런 각도에서 접근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 행복해지는 재테크를 위해서는 먼저 인생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합니다."
재테크 열풍에 대한 그의 충고가 이어진다. "내가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고 자신을 스스로 신뢰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돈에 쫓기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면 누가 그런 사람을 신뢰하겠습니까?"
이 사장은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데다 인트라넷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를 차리는 등 IT쪽에도 식견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경매 쪽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순전히 생존 차원이다. 지난 1997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IMF가 터졌다. 그 여파로 건물주가 부도나는 바람에 세들어 있던 사무실의 임차 보증금 9000만원을 날리게 될 상황에 처했다. "배운 것이라곤 디자인과 컴퓨터가 전부라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며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상황이 너무나 불안했다"고 회고했다.
경매나 부동산하고는 거리가 한참 멀었던 그가 관련 서적을 밤새워 탐독하고 법원이며 등기소, 은행, 변호사 사무실 등을 수시로 드나들게 된 것은 돈을 억울하게 그냥 날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것하나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사장은 직접 뛰고 부딪히면서 경매에 관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었다.
그러다 이 사장은 경매가 재테크의 수단이 될 수도 있겠거니 생각하게 됐다. 이 사장은 살던 집을 처가로 옮기고 손에 쥔 430만원으로 경매를 시작했다. 2000년부터 1년새 7건의 경매에 참여해 부동산 자산이 어느덧 20억원대를 넘어서는 성공을 거뒀다. 지난 1999년 감정가 8000만원이던 빌라를 4300만원에 낙찰받았고, 2500만원에 낙찰받은 상가의 감정가는 1억1500만원에 달했다. 이 사장은 "대개 시가의 절반 가격에 부동산을 낙찰받아 상당한 수익을 얻었지만 초기 투자금은 한푼도 없었던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물론 돈 버는게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내 집 마련 차원에서 낙찰 받은 빌라는 점유자를 설득하고 타협하는데 수십번의 방문과 전화 통화가 3개월간 계속된 뒤에야 일단락됐다. 서울 성산동 빌딩은 낙찰받은 지 1년 반이 지나도록 5건의 송사를 치뤄야했다. 그린넷이라는 프로그램개발 및 컨설팅 회사를 설립, 회사를 운영하는 5년동안 6억원 가량의 적자를 봤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부동산 경매 컨설팅 프로그램인 '천지인'을 개발한 것도 큰 자산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경매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부동산 경매를 제대로 하면 돈이 보입니다. 1년에 한건만 제대로 성사시키면 1년간의 생활비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5년 정도 부동산을 추적하다보면 평생 생활비를 벌어주는 물건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보이는 돈이 다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 돈벼락 맞을 생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경매가 수익률 높은 재테크 중의 하나이지만 일확천금이 생기는 일은 아니므로 과욕은 절대 금물이란 것.
이 사장은 "경매가 돈 된다고 하니 이 분야도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어떤 물건이 좋다더라고 하면 이미 그 물건은 가치가 희석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너나 없이 경매를 돈벌이로만 생각하면서 달려드는데, 그리 녹녹치 않은 분야가 바로 경매입니다. 어느 누가 자신의 재산이 경매로 날아가게 생겼는데 가만히 앉아서 당하려고 하겠습니까. 내가 경매로 수익을 내려는 이면에는 그것을 지키려는 강력한 몸부림이 있게 마련입니다. 또한 그게 서민들의 눈물일 경우도 많습니다."
이 사장은 요즘 경매와 돈, 인생에 관한 얘기를 인터넷(www.hongbok.com)을 통해 회원들과 공유하는가 하면 직접 사람들을 만나 강의도 하고 있다. 자신의 경매 경험담을 상세하게 담은 책을 내는데도 짬을 내고 있다. 날마다 출근하는 사무실에는 직원이래야 이 사장을 빼면 한두 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경매 투자는?
"최근에는 새로운 경매에는 참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낙찰받은 물건을 관리해야하는데다, 지금은 투자하기에 썩 좋은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경매도 투자라 남들 관심이 덜하고 가격이 쌀 때 메리트가 있는 법입니다. 경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거나, 경매로 재산을 잃게 된 선의의 사람들은 무료라도 자문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 사장은 지난 4월에 낸 첫 책(머니톡 머니텍)을 전문 출판사에 맡기지 않았다. 원고, 디자인, 마케팅, 판매 등 전 과정을 이 사장이 해냈다. 이 때문에 책의 제작 비용과 유통 비용이 일반 도서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만큼 이 사장에게 떨어지는 수입이 다른 책에 비해 몇 배는 많다. 전문 출판사에 맡기지 않은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점인 KFC의 창립자인 커넬 샌더스는 자신이 직접 회사의 CF에 출연하곤했는데 출연료 때문에 자주 실갱이를 벌이곤 했다. 그러나 그는 인색했다기보다는 넉넉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악착같이 더 받아낸 출연료를 몽땅 기부하는데 썼으니깐. 이 사장도 그럴 계획이다.
"돈은 나눠야 벌린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수익에 연연할 게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 즉 사람의 마음을 얻는데 더 공을 들여야합니다. 그러면 돈은 저절로 들어오지 않을까요?"
글쓴이 : 김재영 등록일 : 2003-09-25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이홍복 사장(37)은 자칭 라이프 디자이너(Life Designer)이다. 보험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연상되는 그러나 세상에 없는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낸 이 사장은 자신을 부동산 경매 전문가라기보다는 라이프 디자이너로 불러주기를 원한다. 앞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도 거기서 찾을 작정이다.
"부동산 경매에 관한 한 박사라고는 못해도 도사 쯤은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재테크에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은 10억이니 부자니 하면서 다들 들 떠 있습니다. 그런데 돈을 왜 벌려고하는지, 얼마나 벌려고하는 지 등에 대해서는 추상적입니다. 구체적이지 못하고 목표가 없으면 그저 허상을 쫓고말 가능성이 높습니다. 돈은 인간이 행복해지는데 필요한 한가지 요소입니다. 재테크도 그런 각도에서 접근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 행복해지는 재테크를 위해서는 먼저 인생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합니다."
재테크 열풍에 대한 그의 충고가 이어진다. "내가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고 자신을 스스로 신뢰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돈에 쫓기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면 누가 그런 사람을 신뢰하겠습니까?"
이 사장은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데다 인트라넷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를 차리는 등 IT쪽에도 식견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경매 쪽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순전히 생존 차원이다. 지난 1997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IMF가 터졌다. 그 여파로 건물주가 부도나는 바람에 세들어 있던 사무실의 임차 보증금 9000만원을 날리게 될 상황에 처했다. "배운 것이라곤 디자인과 컴퓨터가 전부라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며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상황이 너무나 불안했다"고 회고했다.
경매나 부동산하고는 거리가 한참 멀었던 그가 관련 서적을 밤새워 탐독하고 법원이며 등기소, 은행, 변호사 사무실 등을 수시로 드나들게 된 것은 돈을 억울하게 그냥 날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것하나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사장은 직접 뛰고 부딪히면서 경매에 관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었다.
그러다 이 사장은 경매가 재테크의 수단이 될 수도 있겠거니 생각하게 됐다. 이 사장은 살던 집을 처가로 옮기고 손에 쥔 430만원으로 경매를 시작했다. 2000년부터 1년새 7건의 경매에 참여해 부동산 자산이 어느덧 20억원대를 넘어서는 성공을 거뒀다. 지난 1999년 감정가 8000만원이던 빌라를 4300만원에 낙찰받았고, 2500만원에 낙찰받은 상가의 감정가는 1억1500만원에 달했다. 이 사장은 "대개 시가의 절반 가격에 부동산을 낙찰받아 상당한 수익을 얻었지만 초기 투자금은 한푼도 없었던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물론 돈 버는게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내 집 마련 차원에서 낙찰 받은 빌라는 점유자를 설득하고 타협하는데 수십번의 방문과 전화 통화가 3개월간 계속된 뒤에야 일단락됐다. 서울 성산동 빌딩은 낙찰받은 지 1년 반이 지나도록 5건의 송사를 치뤄야했다. 그린넷이라는 프로그램개발 및 컨설팅 회사를 설립, 회사를 운영하는 5년동안 6억원 가량의 적자를 봤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부동산 경매 컨설팅 프로그램인 '천지인'을 개발한 것도 큰 자산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경매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부동산 경매를 제대로 하면 돈이 보입니다. 1년에 한건만 제대로 성사시키면 1년간의 생활비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5년 정도 부동산을 추적하다보면 평생 생활비를 벌어주는 물건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보이는 돈이 다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절대 돈벼락 맞을 생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경매가 수익률 높은 재테크 중의 하나이지만 일확천금이 생기는 일은 아니므로 과욕은 절대 금물이란 것.
이 사장은 "경매가 돈 된다고 하니 이 분야도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어떤 물건이 좋다더라고 하면 이미 그 물건은 가치가 희석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너나 없이 경매를 돈벌이로만 생각하면서 달려드는데, 그리 녹녹치 않은 분야가 바로 경매입니다. 어느 누가 자신의 재산이 경매로 날아가게 생겼는데 가만히 앉아서 당하려고 하겠습니까. 내가 경매로 수익을 내려는 이면에는 그것을 지키려는 강력한 몸부림이 있게 마련입니다. 또한 그게 서민들의 눈물일 경우도 많습니다."
이 사장은 요즘 경매와 돈, 인생에 관한 얘기를 인터넷(www.hongbok.com)을 통해 회원들과 공유하는가 하면 직접 사람들을 만나 강의도 하고 있다. 자신의 경매 경험담을 상세하게 담은 책을 내는데도 짬을 내고 있다. 날마다 출근하는 사무실에는 직원이래야 이 사장을 빼면 한두 명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경매 투자는?
"최근에는 새로운 경매에는 참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낙찰받은 물건을 관리해야하는데다, 지금은 투자하기에 썩 좋은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경매도 투자라 남들 관심이 덜하고 가격이 쌀 때 메리트가 있는 법입니다. 경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하거나, 경매로 재산을 잃게 된 선의의 사람들은 무료라도 자문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 사장은 지난 4월에 낸 첫 책(머니톡 머니텍)을 전문 출판사에 맡기지 않았다. 원고, 디자인, 마케팅, 판매 등 전 과정을 이 사장이 해냈다. 이 때문에 책의 제작 비용과 유통 비용이 일반 도서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만큼 이 사장에게 떨어지는 수입이 다른 책에 비해 몇 배는 많다. 전문 출판사에 맡기지 않은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점인 KFC의 창립자인 커넬 샌더스는 자신이 직접 회사의 CF에 출연하곤했는데 출연료 때문에 자주 실갱이를 벌이곤 했다. 그러나 그는 인색했다기보다는 넉넉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악착같이 더 받아낸 출연료를 몽땅 기부하는데 썼으니깐. 이 사장도 그럴 계획이다.
"돈은 나눠야 벌린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수익에 연연할 게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 즉 사람의 마음을 얻는데 더 공을 들여야합니다. 그러면 돈은 저절로 들어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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