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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은 부자나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은 땀흘려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지만 왜 미국인들보다 더 부유하게 살지
못합니까?" 하버드대학의 한 원로 교수에게 물었다.

교수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미국의 돈이 24시간 전 세계를 돌며 미국인 대신 일을
해주고 있죠(US money works 24 hours)."
의외로 간단했지한 명쾌한 답이었다. 금융산업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미국은 청소년 금융교육에 정부가 직접 나서서 2001년에는 청소년 금융교육법안
(Yourth Financial Education Act)을 통과시키면서 청소년 금융교육에 재정
지원을 시작했다. 또한 2006년에는 경제과목을 고교 졸업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
하기도 했다.

영국 금융의 힘도 어릴 때부터 길러진다고 한다.
영국 정부는 2002년 차일드 트러트스 펀드(Child Trust Fund)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그리고 영국의 어린이들은 만 10세가 되면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에
의무적으로 가입을 한다. 연간 250파운드(약 45만원)씩 적립해야 하며 만 18세가
될 때까지 인출할 수가 없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모자라는 만큼 정부에서
보조해 준다고 한다.

또한 영국 중학교에서 확산되고 있는 스쿨뱅킹는 학교 내에서 학생이 직접 운영
하는 은행으로 청소년들이 금융산업에 친숙해지는 데 톡톡히 기여한다고 한다.

건훈이는 어려서부터의 꿈이 '투자가'였다. 하지만 선진국처럼 금융에 대한 체계적인
제도가 있는것도 아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이에게 경제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그 꿈을 잃지 않게 늘 경제나 금융 일에 관한
알려주고 책이나 신문을 보고 유익한 정보는 항상 스크랩을 해 보내 주거나 들려 주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때의 일이다.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무엇이든지 1천원에
판다는 가게가 있는데 간다고 하기에 돈을 주어 보냈다.
몇 시간이 지나도 아이는 오질 않고 걱정이 되어 찾아 나섰는데 가게 주인은
"이 녀석들 나중에 커서 잘 살거예요. 아, 글세, 물건 하나 사는데 요리조리 따지고
또 따지고...... 결국은 아직도 사지를 못했어요."
그러고 보니 지우개, 와셔액, 문방용품등 이것저것을 골라 놓고는 그때까지도
계산하기를 망설이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건훈이는 1천원어치를 아주 알차게 물건을 골라 사 가지고 왔는데, 아이
스스로도 무척 흡족해 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경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해도 그
물건이 그만한 가격에 합당한지 그 가치를 따진 결과였다.

나는 건훈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이가 직접 우량한 주식에 투자 해보기를 권했다.
" 한국의 가장 우량한 삼성그룹의 '삼성자동차'주식이 몇 년 후면 상장을 한다는데 그
주식을 한번 사 보는게 어떻겠니? 물론 장기적인 관점으로 말이야......"
"음, 삼성은 워낙 유명하니까 괜찮겠죠? 좋아요."
초등학교 6학년 꼬마의 눈에도 삼성은 무척 커 보였다. 어려서부터 모아온 새뱃돈이
제법 목돈이 되어 있었고, 워낙 어려서부터 장난감 자동차를 많이 모들 정도로
좋아하니까 자동자 주식을 사게 된 것을 무척 좋아했다. 또한 건훈이가 어느정도 컷을
때는 훨씬 더 불어나 있을거라는 생각과 건훈이 스스로 투자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몇 년후 IMF가 되어 그 '삼성자동차'는 프랑스의 '르노'로 가게 되어 한푼도 건지지
못하고 고소란히 손해를 입게 되었다.

나중에 건훈이가 대학에서 경제공부를 본격적으로 할 때에는 스스로 투자를 해 보았는데
그것 또한 시장에 대한 겸허함을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

건훈이는 대학을 졸업 후 영국의 한 투자회사에서 환율에 대한 트레이딩을 하고 있을 때이다.
나도 이곳에서 환 밤중이지만 컴퓨터를 켜 놓고 기술적으로 매매하는 시점을 함께 탐색
해 보기도 했다. 물론 처음에는 회사에서도 모의 투자부터 시작을 했다.
"지금 기술적으로 보면 매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떠니?"
"그렇겠지요? 트레이딩은 때때로 냉철하게 손절매도 해야 하는데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것은 아이가 어려서 부터 함께 금융 일에 관심을 가지고 대화 하면서 연구하고 이야기
해 왔기에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 이었다. 건훈이는 트레이딩을 하면서 기술적으로도
많이 배웠지만 가장 중요한 '시장에 대한 겸허함'을 함께 배워 나갈 수 있었다.

2006년 스위스 국제경영대학원(IMD)이 발표한 국제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금융인력의 경쟁력은 최하위 수준이라고 한다. 금융산업은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 한국도 '오로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에서 21세기 금융산업을 이끌어
나가야 할 인재를 많이 육성했으면 좋겠다.


* 글, 그림 : 박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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