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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低價)의 태양전지판을 생산하는 에너지 이노베이션(Energy Innovation)사(社)의 앤드루 비브 사장이 자신의 회사가 만든 태양전지판들 사이에 서 있다. /NYT
와트컴…<대체에너지를 닷컴에 빗댄 신조어>
풍력·태양열 發電, 에탄올·수소車 개발 붐
“닷컴거품 꺼진 이후 새로운 돌파구 찾았다”
IT(정보통신) 산실인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에너지산업 투자붐이 불면서 실리콘밸리의 닷컴 신화가 와트컴(Wattcom) 신화로 부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2001년 IT버블(거품)이 붕괴한 이후 많은 기술 전문가들이 풍력 발전, 태양열 발전, 에탄올 생산, 수소전지차 개발 등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와트는 전력의 단위다.
LA의 에탄올 개발업체인 알트라의 래리 그로스(Gross) 사장은 1991년에 교육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지식 어드벤처’ 회사를 창립했을 당시 2000만 달러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그러나 이번에 알트라에는 10배가 넘는 2억4500만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사람을 뽑기 위해 이력서를 받아보니 7년 전 IT붐 때처럼 학력 좋고 경험 많고,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로스는 “기회가 많은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자와 고급인력을 에너지 분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IT붐 시대의 유명한 벤처기업 투자자이던 그의 형 빌 그로스도 태양열 집열판을 만드는 ‘에너지 이노베이션’ 회장으로 변신했다.
실리콘밸리의 IT전문가들은 “IT업체의 노하우를 쉽게 에너지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반도체 칩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실리콘은 햇빛을 전기로 전환시키는 태양열 집열판에 사용된다. 신약을 개발하는 데 이용되던 생명공학 기술은 청정연료인 에탄올의 품질을 개선하는 데 활용된다.
지난해 벤처캐피탈 회사들이 실리콘밸리의 에너지 저장·생산·효율향상과 관련된 기업들에 투자한 규모는 5억1600만 달러. 2005년 1억4100만 달러에 비해 4배나 늘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의 전체 투자규모(110억 달러)에 비하면 아직 적은 규모이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에너지사업을 다루는 변호사, 회계사, 헤드헌터, 홍보업자 등이 생겨나면서 실리콘밸리에 에너지사업이 독자적인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돈을 버는 것 외에 지구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에너지 산업 종사자가 늘어나는 중요 이유 중 하나.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Gore) 전 부통령은 실리콘밸리의 우상이 됐다.
에너지회사 사장인 앤드루 비브(Beebe)는 “에너지 시장 규모는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시장을 합친 규모”라며 “실리콘밸리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와트붐은 과거 닷컴버블의 재판(再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기청정장치 개발업체인 클리모스의 댄 웨일리(Whaley) 사장은 “환경기업을 시작하는 일은 온라인 법률회사를 차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전문적인 과학지식과 고객의 신뢰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김기훈특파원 khkim@chosun.com 입력 : 2007.03.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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