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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서울이 더 오를꺼야“
을: “공기좋고 여유로운 신도시가 살기도 좋고 투자가치도 더 있어”

누구말이 맞을까?

기존의 도심공동화 이론에 따르면 도심이 과밀해지고 혼잡해지고 흑인과 저소득층의 거주로 범죄율이 높아지게되어 백인 중상류층은 쾌적한 교외로 탈출하여 도시는 마치 도우넛 형태로 가운데가 텅비게 된다. 외곽순환고속도로와 지하철의 발달이 도심공동화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2차 세계대전후 약 20년간 실제로 선진국의 도심은 도심공동화현상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적 흐름은 도심회귀현상(gentrification, 도심의 고급주택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낙후된 도심에서 빌딩리모델링과 주거환경개선이 이루어져 부동산가격이 상승하고 중산층들이 기존에 도심에 살던 노동자계급과 저소득층을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도쿄,뉴욕,런던같은 국제대도시에서 특히 뚜렷하다.

기존 이론과 달리 도심회귀현상은 왜 생기는가? 도심회귀현상을 설명하는 2가지 이론이 있다.

하나는 임대료 차이(rent gap)때문이란 것이다. 2차 세계대전후 약 20년동안 도심의 부동산 임대료가 안올라서 도심에 새로운 자본의 유입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반면에 교외지역은 임대료가 올라서 교외와 도심의 임대료 차이가 커짐에 따라서 부동산 개발업자와 투자자들이 도심 빌딩에 투자를 늘리게되었고 다시 부유층이 도심으로 돌아오고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이론은 경제구조가 산업경제에서 지식,서비스경제로 바뀜에 따라서 도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계급이 출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서비스 계급은 소득이 높은 25세-35세의 서비스직 종사자이다. 또 도심에서 사는 것을 선호하는 직장여성, 싱글여성, DINK족(아이없는 맞벌이부부)이 늘어난 것도 도심회귀현상의 원인이라고 한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서울 집값이 더 많이 오를까? 신도시가 더 많이 오를까?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동경에서 멀어질수록 집값이 폭락했다. 일본 신도시는 젊은이는 모두 도심으로 탈출하고 늙은이만 사는 노령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한국에도 일어날까? 필자는 한국도 역도우넛 현상(도심회귀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첫째, 글로벌 경제하에서 국제분업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국제도시가 뜨고있다.

최근 전세계 부동산 시장의 상승흐름의 중요한 특징은 내륙도시보다 교통과 무역에 유리한 해안도시의 급격한 상승이다. 그리고 소형도시보다 국제도시의 상승이다. 이것은 글로벌 경제하에서 국제분업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국제도시가 상승한 것을 말한다.

글로벌경제하에서 국제적인 분업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한국의 국제도시는 어디일까?

필자가 보기엔 서울이 유일하다. 서울이 세계화 시대에 국제분업의 이익을 가장 많이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경제구조가 산업경제에서 지식-정보-서비스 중심 경제로 변하여 거대도시가 유리하다. 이러한 경제구조하에서 어떤 기업이 살아남기 유리할까? 지식,정보사회에서는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유관 부서와 조직원의 원할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고,다시 이를 위해서는 전 조직원이 공간적으로 집중되어 있는 것이 유리하다. 즉 기업의 임직원이 소비자 바로 옆에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면에서 거대한 소비자집단과 접근성과 국제교류면에서 유리한 서울이 신도시보다 유리하다.

예를들면, 삼성그룹이 서울 도곡동에 본사 사옥을 지으려다 실패하고 이번에 다시 서초동에 사옥을 지으려는 이유도 서울이 신도시보다 효율성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셋째, 서울은 이미 도심 고급 주택화 현상(gentrification)이 일어나고 있다. 중산층이 서울 도심의 저소득층을 대체하고 있다. 강남의 경우 낡은 아파트 재건축사업으로 기존에 싼 전세금으로 살던 저소득층이 서울밖으로 밀려나고 중산층이 대체하고 있다.

강북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청계천사업, 뉴타운사업으로 부동산가격이 오르고 비싼 임대료를 지불할 능력이있는 중산층이 기존의 저소득층을 대체해나가고 있다. 지역의 소득수준이 높아져 서울의 비즈니스는 더욱더 번영하게되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을 올려 놓게 될것이다.

넷째, 서울은 하나 밖에 없다. 반면에 신도시는 새로 만들어 낼수있다. 모든 가격은 수요공급에 따라서 결정된다. 수도권의 신도시는 얼마든지 공급할수있다.

반면에 공급이 제한된 서울의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수요공급측면에서 서울이 신도시보다 유리하다.

앞서 살펴본 4가지 큰 요인들은 장기적으로 서울의 르네상스를 예견하게 한다. 그러나 서울의 공해가 집값 상승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다. 만약에 서울이 선진국 수도처럼 도심진입차량제한과 배기가스규제를 실시하여 쾌적성을 높힌다면 서울의 르네상스는 더욱더 빨라 질것이다.

“서울이냐 신도시냐?”라고 누가 필자에게 묻는다면 필자는 이렇게 반문할것이다.

“당신은 재벌 총수들이 왜 길막히고 공기 나쁜 서울 한복판에 아직도 살고있다고 생각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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