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부자’들의 투자전략은 뭐가 다를까
2006/03/24 오후 5:06 | 저축 & 재테크
‘30~40대에 수십억원대의 부(富)를 이룬 ‘젊은 부자’들은 과연 어떤 투자전략을 구사했을까.’
‘이들의 공통점은, 투자 행태와 투자 마인드, 생활습관은 어떠했을까.’
누구나 가졌음직한 이 같은 질문에 단초를 제공해줄 만한 책이 나왔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 680여명에 대한 심층분석을 통해 32가지의 투자전략을 밝히고 있는 ‘한국의 젊은 부자들(박용석 지음ㆍ토네이도 간)’이 바로 그 책. 투자회사인 S&P글로벌에 근무했던 박용석 이사는 지난 7년간 자신의 회사에 현금성 자산 20억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Extra-VIP) 중 30~40대 고객 620명을 심층 분석했다.
여기에다 30~40대 부자들의 모임인 적안(赤岸)과 황산(黃山)의 회원 61명을 합한 총 681명을 대상으로 240개 항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개인적 친분이 있는 176명의 젊은 부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했다.
이들이 밝힌 투자 비법은 ‘공부가 모든 투자의 첫걸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사실이다.
상가와 부동산 투자로 부자의 꿈을 실현한 오민규(36) 씨. 그의 투자 노하우는 정부 개발정책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다.
그는 “국토종합계획이나 수도권 정비계획 또는 택지개발계획이나 도시개발계획 등 거의 대부분의 정보는 공개돼 있다”며 “다만 이를 정리해 쉽게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명해 놓은 책도, 신문기사도, 전문가도 많지 않아 스스로 공부하면서 정부 정책을 분석하는 것이 최선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경락물 전매로 수십억원의 재산을 모은 40대 초반의 우종수 씨. 그는 “큰 돈을 벌려면 투자와 투기의 사이를 오가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법률지식이다”고 설명한다.
즉 젊은 부자들은 ‘어디가 뜬다더라’식의 막연한 소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젊은 부자들은 투자 이후 세금납부 과정에서도 철저한 준비를 통해 확실한 투자이익 회수를 마무리한다.
젊은 부자들의 세금 관련 지식은 지방세법부터 종합부동산세법,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상속 및 증여세법, 국세징수법에 이를 정도로 세금전문가들을 뺨치는 수준이다.
이 밖에 젊은 부자들은 중국 부동산 투자나 해외 펀드, 달러 약세를 이용한 환차익을 실현할 정도로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나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젊은 부자들의 성공하는 습관으로 ▷끊임없이 배운다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다른 무엇보다 나의 이익을 우선해서) ▷숫자 중독증에 걸려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언제나 따뜻하다 ▷동시에 냉혹할 정도로 차갑다 등 7가지를 들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습관들을 설명하면서 “부자의 길은 단순하고 평범한 진리로 닦여져 있다.
다만 그 길을 기꺼이 가는 사람이 위대할 뿐이다”며 부자되기 역시 실천이 첫번째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m.com)
요즘 만원으로는 살 게 별로 없다며 고액권 화폐의 발행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제가 만원을 가지고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먼저 말씀을 드리지요.
백화점에 볼일이 있다고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을 나간 사이, 오후 출근을 위해 혼자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편의점에 가서 라면과 삼각김밥을 하나 샀습니다. 1200원이면 점심 한끼가 거뜬합니다.
며칠 전부터 집에 있는 컴퓨터가 말썽을 부려 출근하기 전에 인터넷 접속을 위해 PC방에 들렀습니다. 한 시간에 1500원입니다. 게임을 거의 하지 않는 바람에 인터넷 서핑과 메일 확인을 하는데 한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출근해 보니 팀장에게 면박 당했다고 인상 구기고 있는 동료가 하나 있어 함께 휴게실로 갑니다. 사람이 많은 날엔 15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뽑는데, 오늘은 단 둘이라 큰 맘 먹고 500원짜리 캔음료 두 개를 사느라 1000원을 썼습니다.
조폭 정치인과 언론을 질타한<송앤라이프>의 노래 “너희들은 아니야”는 언제 들어도 통쾌합니다. 좋은 노래 더 많이 부탁한다는 의미로 “이 노래를 후원합니다” 배너를 누릅니다.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1000원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출근할 때는 20분 정도를 걸어서 가지만 퇴근할 때는 밤바람이 너무 차가워 가끔 버스를 탑니다. 버스비로 700원을 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동네 입구에 있는 붕어빵 가게에 들립니다. 보통 천 원에 네 마리 내지는 다섯 마리를 주는데, 요즘은 장사가 안 되는 지 여덟 마리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1000원을 내고 여섯 마리나 받았습니다.
밤이 늦었는데도 아이들은 방학이라고 자지 않고, 아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경이가 일기장을 보여줍니다. 일기를 잘 썼으니 용돈을 달라는 표시입니다. 예경이에게만 줄 수 없어 두 아이에게 똑 같이 500원씩 나눠줍니다. 제가 어릴 때는 한번에 20원이나 50원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 아내와 단 둘이 영화나 한편 보려고, 비디오가게에 들렀습니다. 최신프로는 2000원이고, 구프로는 1500원인데 500원 아끼느라고 출시된 지 2년도 더 된 영화를 하나 빌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공CD 한 장을 600원에 샀습니다. 이번 설날에 고향 갈 때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트로트 가요만 따로 모아서 음악CD로 만들어 드릴 생각입니다. 아버지는 주현미를 좋아하시고, 어머니는 나훈아를 좋아하시는데 한 장에 두 가수의 노래를 섞으면 두 분 다 좋아하시겠지요.
만 원짜리 하나로 이것저것 다 하고도 아직 500원이 남았습니다. 남은 500원은 예경이 저금통에 넣습니다. 방학동안 저금해서 저금통이 가득 차면 통째로 이라크 어린이 돕기 성금으로 내겠다며 따로 하나 마련한 것인데 어느새 절반 정도 찼습니다.
뒤돌아보니까 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다양합니다. 수표를 쓰는 것이 불편하다고들 하지만 카드로 결제하는 정도의 시간과 불편 그 이상은 아닙니다. 물가가 비싸서 현금을 싸들고 다녀야 한다며 불편을 이야기 하지만, 지금처럼 신용카드나 전자결제를 이용한 고액 결제가 가능한 시대에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수표를 발행하는데 드는 비용 때문에 고액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표 발행 비용의 절감보다 수표 사용으로 인한 각종 비리사건의 예방 효과가 훨씬 더 우리 사회에 유용하다는 게 저의 판단입니다.
고액권 화폐 발행으로 인해 가장 큰 혜택을 누릴 사람들이 누구일까요? 정치자금으로 쓰기엔 현금이 아니면 곤란하다고 해서 현금을 가득 채운 채‘차떼기’를 했던 사람들, 그 엄청난 현금을 사무실에, 빌라에, 창고에 쌓아 두느라 돈 냄새에 머리가 아팠던 사람들이 제일 먼저 반길 겁니다.
명절에 떡값이라며 여기 저기 구린 돈을 뿌려야 하는 사람들이나, 그 돈을 받으면서도 조사라도 받게 될까 봐 꺼렸던 사람들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 고액권 화폐가 반가울 것입니다. 접대부 딸린 술집에서 유흥비로 탕진하거나, 수입명품을 사는데 수백, 수천만원씩 돈을 쓰는 경우에도 아무런 기록이 남지 않는 현금이 훨씬 더 낫겠지요.
고액권 발행이 불러올 물가 상승과 과소비가 기업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일 수도 있지만 저 같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입니다. 고액권 화폐가 발행되면 아무래도 사람들 씀씀이가 헤퍼질 테고, 만원으로 열 가지가 넘는 일을 하는 저 역시 돈을 우습게 알고 함부로 낭비하는 경우가 생길 지 모르겠습니다.
땀 흘려 번 돈, 허투루 쓰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들 앞에 고액권 화폐를 내보이며 괜한 염장 지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