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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는 첫걸음은 무어니 무어니 해도 절약이다. 다음 단계는 절약을 통해 모아둔 종자돈을 굴리는 일이며, 얼마나 빨리 돈을 불리느냐 여부는 이익 극대화보다는 손실 최소화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하면 다른 사람에게 돈을 떼이지 않는 것이 종자돈 불리는 지름길인 셈이다. 물론 남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지만,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불가피한 경우가 적지 않다.

차용증서를 받아두자:돈을 빌려주고 받은 차용증 한 장은 100명의 증인과 바꿀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이다. 돈을 받아내기 위해 변호사와 상담할 때에도 변호사가 맨 먼저 물어보는 것이 바로 이 서증(書證)이다. 서증 하나만 있으면, 그것이 위조된 것이 아닌 한 승소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제부터라도 돈을 빌려줄 때에는 반드시 돈을 빌린다는 내용의 차용증서를 채무자로부터 받아 두자. 차용증서에는 차용 금액, 차용 일자, 상환 시기, 이자율, 이자 지급 시기 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명확히 기재하도록 한다. 차용증서는 가급적 채무자가 직접 작성하도록 하는 것이 좋고, 채무자가 자신의 이름과 도장을 함께 날인하도록 한다.



날인하는 도장의 종류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채무자의 인감 도장이면 더욱 좋다. 돈을 빌려주고 차용증서를 작성하는 자리에는 제3자가 참석하도록 하여 후일 증인이 되도록 한다면 더 효과적이다. 담보가 있을 경우에는 차용증서에 담보에 관한 내용도 함께 기재하도록 하라. 현금보다는 수표로 건네주고, 채무자 명의의 은행 계좌에 입금해 주도록 하자. 수표는 사전에 복사해 보관하고, 무통장으로 입금했을 때에는 그 입금증을 보관하자.

사람이나 부동산을 인질(?)로 잡아라:옛말에 ‘가장 확실한 담보는 채무자의 마음 속에 있다’거나 ‘거짓말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가난)이 한다’는 말도 있다. 따라서 돈을 빌려줄 때에는 채무자의 인간적 됨됨이와 경제력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기본 상식. 그러나 문제는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돈을 빌려줄 때에는 채무자 이외의 또 다른 사람을 인질(거창한 용어로 ‘인적 담보’)로 잡거나 부동산 등 물적 담보를 챙겨두는 것이 채권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방법이다. 인적 담보로서 통상 사용되는 것은 연대 보증. 이는 채무자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채무에 관해 연대해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받아 놓는 것으로서, 차용증서에 연대보증인으로서 서명 날인하게 하면 된다.



이때 연대보증인으로 하여금 직접 서명 날인하게 하여 후일 논란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 물적 담보로서 사회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것은 근저당권이다. 담보로 제공되는 부동산에 근저당권 설정 등기를 해놓으면, 변제기후에 그 부동산의 가액에서 다른 일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효용이 있는 담보 형태다.

녹취하라:돈은 이미 빌려주었는데 차용증서도 받지 않았고, 증인도 없다면? 이 때에는 늦게나마 증거를 만들어 두자. 여기에는 상대방과의 대화를 녹음하는 방법인 녹취가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소형 녹음기를 몰래 휴대하여 상대방과 나눈 대화를 녹음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빌려준 돈에 대하여 갚겠다든지, 못 갚겠다든지. 뭔가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 이것을 녹음하면 이것 또한 중요한 서증이 된다.

2004년 음력 새해, 돈 떼이지 않는 법을 터득해 집토끼부터 안전하게 지킨 다음 산토끼 사냥에 나서 보자. 안에서 새지 않는 바가지는 바깥에서도 새지 않는다.




박정일 (제일은행 수신상품팀 팀장) pjil@kf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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