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왕초보도 따라 하면‘사장님’된다‘30일간의 준비’ 결코 짧지 않아…업종 선택부터 개업까지 캘린더 한 장에 ‘끝’ 한 달 만에 창업하기  누구나 한번쯤 창업을 꿈꾼다. ‘사오정, 오륙도’의 멍에를 짊어진 퇴출 세대는 물론이고, 젊은층까지 ‘사장님’을 열망한다. 하지만 창업은 쉽지않다. 성공 확률이 5% 미만이란 전문가들 지적이 있듯, 무작정 뛰어들면 실패의 쓴맛만 볼 뿐이다. 그래도 매년 80만 명 이상이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꼭 필요한 ‘한 달 만에 창업하기’ 와이드 특집을 준비했다. 먼저 한 달 만에 창업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창업 때 조심해야 할 10대 포인트, 실패한 창업 이유, 성공한 창업자들의 노하우, 2007년 유망 20대 업종, 일본에서 히트한 최신 10대 아이템을 두루 소개한다.
한국엔 268만 명의 스몰 비즈니스 창업가가 있고, 268만 가지의 창업 스토리가 있다. 한 해에만 88만 가지(신규 창업자 88만 명)의 새로운 창업 스토리가 쓰여진다. 과연 수많은 창업 스토리의 기승전결은 무엇인가?

그 스토리를 경험한 창업가에겐 이미 지난 일이겠지만 새롭게 그 길을 가려는 사람에겐 흥미로운 일이다. 또한 한 해 79만 가지의 폐업 스토리(폐업자 79만 명)가 새로 생겨나고 있는데 그들에겐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이 글은 ‘한 달 창업’을 위한 30가지의 창업일지를 묶은 1인칭 옴니버스 스토리다.

제1일째 업종 고르기

새하얀 조리복장을 하고 있던 김병우 사장이 떠오른다. 관광레저 회사의 이사로 부러움을 사던 그가 서울 화곡동에 조그만 사골국 판매점을 차린 지 딱 1년이 됐다. 창업스쿨 동기생들은 누가 번거롭게 사골국을 사다가 먹겠느냐고 우려했지만, 그는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사업은 번창해 일산 쪽에 제조공장을 차린다는 소문이 들린다. 낯익은 아이템에 비하면 위험천만하지만 장시간 사골을 고아 먹기 편하게 포장해 판매하는 그의 아이템은 독창성이 돋보이는 틈새 비즈니스였고 ‘첨단 업종’이었다.

그런데 창업자들은 마음이 성급하면 겉만 보고 업종을 선택, 판단하게 된다. 지금 손님이 줄서서 기다리는 가게가 있다고 해도 미래는 모른다. 그런 업종은 당장은 소비자를 충동시키지만, 지속적으로 소비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혹은 짝퉁 가게를 내는 게 손바닥 뒤집기처럼 쉬워 금세 경쟁이 뜨거워지고, 금세 식상해지는 업종일 수도 있다. 창업가는 나만의 독창성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확보할 수 있는 업종과 아이템을 골라야만 자신있게 초행길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결심을 해야 한다.

제2일째 경쟁력 있는 제품 확보

조선시대의 최고 거상, 임상옥은 중국인을 상대로 한 인삼 판매상이었다. 그는 중국 사람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만큼 최상품의 인삼을 식별할 능력이 있었다.

요즘 ‘총각네 야채 가게’가 회자되는데 이 가게의 능력 또한 상품 선별력이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제품을 수급하는 소매상이 수없이 많지만 잘나가는 소매상은 극소수다. 그들은 왜 성공했을까. 유통구조를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돈 되는 제품을 식별하고, 그것을 자신의 독창적 아이템으로 차별화했기 때문 아닐까.

아이템을 발견하는 것은 아이디어일 뿐이다. 그 아이디어는 유통구조, 즉 시장에서 검증해야 한다. 한경희 사장은 물걸레 청소기라는 아이템을 발견하고 전자상가에서 발품을 팔며 실천 가능성을 타진하지 않았던가. 이 덕분에 그는 지금 연간 1000억원대의 생활가전업체를 일굴 수 있었다고 본다.

제3일째 고객 트렌드 분석

1997년 ‘트렌드’라는 말은 창업가들에게 신선한 단어였다. 트렌드를 읽으면 돈 버는 맥을 짚을 수 있었다. 산업화와 패스트푸드점, 여가생활과 캐주얼웨어점, 정보사회와 PC통신 정보제공업에서 보듯이, 트렌드와 창업의 관계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파파이스, 헌트 같은 대리점을 차린다는 건 곧 사업적 성공을 뜻했다.

그러나 2007년에 트렌드만 알아서는 돈을 벌기 힘들다. 소비 트렌드는 세분화되었고, 그 영역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몰 비즈니스 창업가는 세부적인 변화를 포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만이 장사를 통해 연출할 수 있는 장면을 구상해야 한다. 실제로 어느 뚱뚱한 창업가는 뚱뚱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빅사이즈 의류를 팔아 월 1억원대의 매출을 거뜬히 올리고 있지 않은가.

또 군대를 갓 제대한 젊은 창업가는 자신과 같은 나홀로족을 대상으로 인터넷에서 죽을 판매해 탄탄한 식품판매 중소기업을 일구지 않았나. 그렇다면 나의 고객은 누구일까? 또 그들만의 구체적인 트렌드는 무엇일까? 고객의 취향을 잘 분석해야 성공한다.

제4일째 확실한 수입 목표 수립

아이템 컨셉트, 시장 조사, 유통구조 파악, 소비자 선택 같은 그동안 수행한 내용들을 하나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전체 그림을 하나로 그리면서,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그림(big picture)은 일단 사업배경에서 출발한다. 이어 이 사업이 소비자의 요구와 현실적으로 부합하는가, 유통구조상 돈 벌 기회가 충분한가를 따져봐야 한다.

그 다음에 내 사업의 목적과 비전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는 마치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입시전략을 짜는 것과 같고, 직장에서 신규사업의 사업제안서를 놓고 고민하는 것과 같다. 다만 직장상사가 아닌 나 자신에게 제안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수입 목표가 불명확하면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흐지부지해지기 십상이다.

제5일째 목 좋은 점포 구하기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좋은 점포를 고를 확률이 높다. 그만큼 많은 점포를 관찰해야 한다. 전국대회에서 뽑은 미녀가 지역대회에서 뽑은 미녀보다 예쁜 것과 같은 이치다. 조사도구는 상세지도, 디지털카메라, 필기도구와 ‘나(창업가)의 발품’이다.

상세지도에 표기된 지하철역 주변, 자동차 도로의 교차 지점,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유입로는 반드시 돌아보아야 한다. 중·고등학교 앞, 오피스 단지 앞 같은 곳은 문구점, 분식집, 사무용품점이 적합하다. 이런 장소에서는 이런 업종이 아니면 실속이 없다.

점포도 사람처럼 훤칠하고, 개방적인 게 좋다. 전면이 넓고, 앞 공간이 트여있는 점포가 좋다는 말이다. 지하철역 출입구, 횡단보도, 버스정류장 같은 유동인구 밀집지점에서 점포의 간판이 잘 보인다면 금상첨화다. 점포 한번 잘 구하면 평생이 행복해질 수 있다.

제6일째 창업자금 만들기

우리나라엔 개성상인이라는 훌륭한 창업 자금 모델이 있다. 태평양화학, 신도리코, 삼립식품 같은 국내에서 가장 탄탄한 기업의 창업가들이 모두 개성상인 출신이다. 개성상인의 상도는 무차입 경영, 신뢰 경영, 한우물 경영 등으로 대표된다.

주식을 발행하는 법인과 달리 개인창업은 외부자금의 차입이 고스란히 리스크다. 또 이자는 모두 고정지출로 연결된다. 총 자본금에서 차입금의 비율을 따지는 것보다, 자산 대비 대출가능 금액에서 적정 운용금액을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야 위기가 올 때 정말 귀중한 운영자금을 더 조달할 수 있어서다.

제7일째 점포 임대계약

점포 호가엔 반드시 거품이 있다. 특히 권리금이 그렇다. 점포엔 공시가격이 없기 때문이다. 많게는 권리금 가액의 50%를 잘라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협상력과 화술이다. 부동산중개업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최소 금액에서 시작하다 보면 마치 경매처럼 중간선에서 절충 가격을 찾게 된다.

점포 임대계약은 기존 임차인과의 권리금 계약, 건물주와의 임대계약으로 나뉘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건물주에게 인테리어 공사기간에 대한 ‘임대료 공제’를 제안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8일째 인테리어 구상

점포 인테리어 작업을 할 때, 고급 패션도 좋지만 실용적 패션이 더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공간과 보여지는 공간의 실용성도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곳은 환기, 상하수도, 직원 공간, 창고 등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인테리어를 간과했을 때 두고두고 말썽이 된다.

보이는 공간은 예술처럼 독창성이 필요하다. 꼭 비싼 자재로 화장하지 않아도 된다. 아마추어 미대생의 벽화도 예술이고,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도 예술이다.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도, 그야말로 옛날식 드럼통 테이블도 아이템에 따라 훌륭한 인테리어가 될 수 있다.

제9일째 점포 이름 짓기

내 식구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오늘은 내 점포 이름, 내 브랜드를 결정하는 날이다. 여기저기 이런 말, 저런 말이 쏟아져 나온다. 식구들이 말하는 것을 제지해선 안 된다. 브레인 스토밍의 원칙은 비판하지 않는 것, 가능한 한 많은 말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노출된 말들을 모두 적어놓는다. 말끼리 연결을 해본다.

‘화장품가게’의 예를 들어보자. ‘얼굴’ ‘피부’ 등이 있다. 누군가 영어로 ‘페이스’ ‘스킨’을 말했다. 그래 ‘얼굴’과 ‘가게’는 ‘더페이스샵’이다. 누군가 뚱딴지같이 ‘배고프다’고 말했다. 그래 ‘피부’와 ‘음식’은 ‘스킨푸드’다. 더페이스샵과 스킨푸드는 요즘 잘나가는 화장품 브랜드라는 걸 잊지 말자.

제10일째 제품 바로 알기

제품은 마케팅의 기본이다. 마케팅의 4P에서 가장 앞에 나서는 것이 제품(product)이다. 제품이 시원치 않으면 판매촉진은 낭비일 뿐이다. 그런데 창업가들은 제품을 가장 뒤에 두는 경향이 있다. 아이템 잡고, 입지 선정하고, 인테리어하고 그러다 보니 뒤로 밀린다고 말한다.

곰장어구이를 창업하는 사람이 오픈 날이 다 되도록 곰장어 잡는 법을 모르고 있다니. 내가 아는 그 사장은 창업 후 3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수족관에 빗물이 들어가 산 곰장어가 모두 폐사한 것도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

제11일째 제품 차별화 하기

나만의 제품을 만들기 연구개발을 시작한다. 경쟁업체의 유사 제품을 구매해 밤새도록 살펴보고, 뜯어 보며 내 제품의 차별성을 더 강화한다. 한양사골국의 김병우 사장은 조리경험이 전무했다. 김 사장은 전주에 있는 곰탕집 사장을 찾아가 제조기법을 들었다. 막상 해보니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경쟁업체를 기웃거리며 관찰하다 혼쭐이 나기도 했었다. 그러면서도 그의 눈은 빠르게 움직였다. 그의 머릿속에 제조 과정이 그려졌다. 전문조리사에게 수고비를 주고 전수를 받았다. 3일간의 마무리 훈련을 통해 그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걸 잊지 말자.
 ▶간판은 점포의 얼굴이기에 밤에도 눈에 확 띄고 잘 보이게 화려하게 꾸밀 필요가 있다. 제12일째 원료 시장과 친하기

시장 조사할 때 누볐던 원료시장을 다시 찾았다. 이번엔 원료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젠 이곳이 낯설지 않고, 벌써 아는 체하는 상인도 생겼다. 반복방문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된다. 원료업체들은 다수의 소매업체와 거래하면서 새로운 동향을 재빠르게 파악하고 있다.

이 업체들로부터 입수한 정보가 사업에 획기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 포장지, 용기 같은 부대용품도 따로 구축해두어야 한다.

제13일째 적절한 가격 정하기

정해져 있는 마진율은 없다. 음식점은 60~70%, 판매점은 30~40% 하는 식의 마진율 계산은 구태의연하다. 대부분의 점포에서 그렇게 하고 있고, 그것이 일반적인 것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내 손님들이 원하는 가치와 가격 간의 간극에서 고객 만족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가격파괴는 가격을 내려 손님들의 희망가치와 실제가격과의 거리를 줄여,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데 있다. 가격을 위한 가격책정은 금물인 셈이다.

제14일째 마케팅 달력 만들기

오늘 2차 식구 회의를 소집했다. 제품 판매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해서다. 광고, 홍보, 판매촉진, 인적판매, 입소문 같은 식으로 그 판매 형태와 방법이 다양하다는 걸 확인했다. 대원칙은 물론 최소한의 비용으로, 그 비용 이상의 최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대중매체를 이용한 광고는 통상 그 비용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건강용품, 건강식품, 라이프 스타일 관련 서비스업 같은 업종은 방문판매 같은 인적판매가 특징이다. 맛에 자신이 있는 음식점이라면 입소문을 기대해도 좋다.

스몰 비즈니스 창업가는 찾아가는 마케팅을 해야 한다. 게릴라 마케팅 말이다. 거리에 나가 시연회, 시식회를 하면 돈보다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간다는 것도 체크했다. 다양한 홍보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또 1년간의 마케팅 달력도 만들었다. 주먹구구식은 곤란하기 때문이다.

제15일째 서비스 전략 마련

서비스는 이제 과학이 되고 있다. 친절한 것은 서비스가 아니라 기본이다. 서비스 전략은 친절한 태도로, 언제 손님에게 인사할 것인가, 어떤 말로 인사할 것인가, 인사 방법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설정하는 일이다.

춘천집닭갈비의 한경길 사장은 펀(fun) 서비스 전략을 구사한다. 닭갈비집 종업원이 분장하고 손님 앞에서 연기를 펼친다. 한 사장은 이를 위해 자신 스스로 연기학원에 다녔고,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오늘의 펀 서비스를 치밀하게 계획한다.

제16일째 중간점검 해보자

빠뜨린 것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오늘은 체크리스트를 중간점검하고 재조정했다. 가족여행과 병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멀찍이 떨어져 객관적으로 내 점포를 점검할 수 있고, 창업을 앞두고 식구들의 단합을 꾀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제17일째 직원 구하기

기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직원 채용이다. 보수, 보상, 근무환경 등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은 지속 가능한, 성장하는 사업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다. 직원 채용은 긍정적 사고로 임해야 한다.

업무와 관련해 가장 유능한 사람을 뽑는다는 생각과 유능한 사람에게 최대한의 보수와 보상을 준다는 게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매달 직원을 뽑는 데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결국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는 큰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헌트 신촌점 이상구 사장의 구인광고는 ‘직원을 모집합니다’가 아니라 ‘가족을 모십니다’다. 그의 성공 비결은 다른 매장에 비해 월등히 높은 직원 매출 실적과 그에 상응한 인센티브에 있다.

제18일째 홍보 전단 만들기

전단은 쓸모없는 휴지조각이 되거나, 혹은 제작비의 몇십 배에 해당하는 큰 돈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휴지조각이 된 전단은 카피(copy)가 빠져 있거나 그 내용이 모호한 것이다. 손님들이 전단을 들었을 때 관심을 기울이기까지의 시간은 불과 몇 초도 되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말자. 그럼 짧은 시간에, 어떻게 관심을 끌 것인가?

손님들 욕구에 정곡을 찌르는 게 문구일 수도 있고, 사진일 수도 있고, 가격을 나타내는 숫자일 수도 있다. AIDA 원칙을 고민하자. 소비자는 5초 안에 관심 갖고(Attention), 흥미를 느끼고(Interest), 갈망하며(Desire), 행동을 결정(Action)한다는 것이다.
 

▶창업자들은 창업 전 인테리어에 엄청나게 큰 신경을 쓴다. 하지만 장사의 프로들은 “인테리어 중 최고는 바로 사람(손님)”이란 말을 한다. 사람이 들끓는 점포가 가장 보기 좋은 점포라는 뜻이다.

 제19일째 점포 경영 바로 알기

창업가의 실수는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데 있다. 스몰 비즈니스 창업가는 자영업주이면서 판매원이고, 서비스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 나의 포지션은 어디에 있고, 손님을 상대로 한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이를 고민하자. 한 골목에 두 곳의 일식집이 나란히 있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육안으로 보아도 두 곳의 매출액은 큰 차이를 보인다.

한 곳의 사장은 일상복 차림에 딱딱한 표정으로 카운터에서 신문을 보고 있다. 다른 한 곳의 사장은 일식조리사 복장에 다른 조리사들보다 키 큰 모자를 쓰고 연방 테이블을 순회하며 서비스 활동을 하고 있다. 과연 어느 곳의 매출이 더 높을까? 보나 마나다.

제20일째 사업자등록하기

전화번호는 서둘러 받아 두어야 한다. 간판과 홍보물에 넣어야 하고, 시설공사 기간에도 활용해야 한다. 음식점 창업가는 한국음식업중앙회의 위생교육을 받고, 관할 시·군·구에 신고증을 접수해야 사업자등록이 가능하다. 식품제조업, 식육판매점, 세탁소, 미용실 같은 허가업종은 시·군·구에 미리 사업내용을 통보하고 담당 공무원과 협의해두는 것이 좋다.

사업자등록은 관할 세무서에 직접 가야 하는데 사업자등록증에 표기된 대표자 이름을 보면서 가벼운 긴장감을 느끼는 것도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21일째 주변 상가와 친해지기

아직까지 남아있는 직장인 근성을 모두 버리자. 손님들은 용하게 사장을 알아보고, ‘사장님’이라 부른다. 그것은 존경의 표시가 아니라 더 많은 서비스와 만족을 누리기 위한 신호다.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들을 땐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킬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 고객의 불만을 해소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머릿속에서 곧바로 연상시켜야 한다.

철저한 상인정신으로 무장하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창업을 포기하는 것이 빠른 길일 것이다. 한편에선 주변의 사장들과 인사를 해두는 게 좋다. 그들은 새롭게 진출한 점포의 사장이 누구인가 궁금해 하고 있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이로울 것인지, 해로울 것인지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점포 분쟁은, 의외로 같은 지역의 점포주 사이에서 빈번하게 벌어진다.

제22일째 세무·회계 공부하기

세무사를 통해 기장 대행을 하는 것이 좋다는 쪽과 직접 하면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쪽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장 대행료는 월 10만원 수준이다. 사업조합이나 동업종 교류가 이루어지는 경우엔 훨씬 저렴하게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우유 대리점들은 동종 점포들이 공동으로 맡겨 50% 가깝게 절감시켰다는 것을 알고 있자. 사업주가 직접 회계를 맡고, 또 그것을 즐긴다면 얼마든지 본인이 세무업무를 볼 수 있다. 세액산출과 신고가 예전에 비해 훨씬 간소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세청 홈텍스라는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면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을 시뮬레이션한 후 곧바로 결제까지 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한 가게를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세무·회계 상식은 기본이다. 쉬운 책을 골라 공부할 필요가 있다.

제23일째 멋있는 간판 달기

간판은 점포의 얼굴이다. 간판은 POP(Point of Purchase·구매시점광고)의 기능에 엑스테리어의 기능까지 겸비하는 중요한 홍보 수단이다. 점포가 밀집해 있는 상권에서는 ‘간판전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저마다 튀어보이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하다.

가장 일반적인 간판 형태는 파나플렉스 방식이다. 파나플렉스는 간판재질의 일종으로 사진과 문구의 색상을 잘 살려주는 장점이 있다. 네온간판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한동안 사라졌지만 최근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불빛이 점등하면서 현란한 이미지를 주어 눈에 잘 띄는 특성이 있다.

주류를 이루는 파나플렉스 간판이 단면적이라는 단점을 공략하기 위해 잔넬 간판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글자와 문양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고급스러운 장점을 갖는다. 옹기를 붙이거나 그림을 직접 그리는 것과 같이 간판은 사업 컨셉트를 극명하게 표현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제24일째 집기·가구 사기

인테리어의 공정은 설계, 철거, 기초설비, 목공, 도색, 조적, 바닥, 전기 같은 순으로 착착 진행됐다. 점포 하드웨어의 남은 공정은 집기와 가구를 세팅하는 일이다. 인테리어 업체에 직접 맡길 수도 있지만 내구성과 실용성이 중요한 만큼 창업가가 어느 정도 챙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조명은 전 업종에 걸쳐 중요하지만, 판매점에서는 제품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살리는 수단이다.

음식점의 경우엔 주방에 들여놓을 냉장·냉동고, 싱크대, 작업대 같은 주방 집기가 필요하고 테이블, 의자도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그릇은 황학동 주방도매시장, 남대문시장 등에서 마련할 수 있고, 도자기공장에 직접 가서 주문식으로 제작할 수도 있다.

의류점, 액세서리점 등 판매점은 진열장, 제품 전시기구 등의 구도를 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구매 이동 동선과 제품의 위치가 합리적으로 조화를 이뤄야한다는 점이다.

제25일째 제품 디스플레이

화룡정점은 디스플레이다. 인테리어가 다 끝났지만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디스플레이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는 인테리어의 부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독자적인 전문영역이다. 뛰어난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일반적인 인테리어도 돋보이게 하는 재주가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디자인이 떨어지면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26일째 시뮬레이션

이제 내 마음이 초조하다. 지난 25일간 긴장 상태에 있다 보니 벌써 지치는 것 같다. 속 모르는 친구들은 벌써 ‘사장님 된 걸 축하한다’고 흰소리를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고, 가족과 친구들을 불러 가상영업을 한다. 가족과 친구들에겐 실수할 수 있지만 손님들에게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친구에게 소임을 맡겨 가상의 손님에게 서비스하는 시뮬레이션을 한다. 직원들의 태도, 말씨, 업무지식 등을 점검하고 재교육한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은 한층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27일째 문제점은 없는가

시뮬레이션에서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 기간 보다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이제는 실전이다. 시정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보완한다. 제품의 하자는 반품하고, 거래처에 시정조치를 요구한다.

손님이 불편해 하거나 불쾌해 할 수 있는 것은 당장 고치고, 서비스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을 보완해야 한다. 백그라운뮤직(BGM)에서 직원 복장까지 나만의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제28일째 홍보 전단 뿌리기

손님을 맞을 준비가 되었다. 전단을 들고 길을 나선다. 이제 창업가로 다시 서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길이다. 행인들의 시선에 왠지 주눅이 든다. 처음엔 말없이 전단을 건네지만 귀찮은 듯 지나친다. 새로 오픈하는 매장임을 알리고, 사은품과 이벤트를 홍보한다. 이제야 행인들은 귀를 기울이고, 전단을 받아든다. 창업가가 소극적이면 고객은 더욱더 소극적이란 걸 잊지 말자.

제29일째 마지막 종합 점검

창업 이념과 비전은 대기업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가게에도 이게 필요하다. 나는 손님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또 직원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 또 나 자신은 어떤 비전을 세울 것인가? 1년 후, 10년 후 나의 구체적인 비전은 사업의 바이블이 될 것이다. 사업을 앞두고 모든 것을 마지막으로 최종 점검하자.

제30일째 드디어 신장개업

신장개업 일은 단 하루밖에 없다. 손님들은 잔뜩 기대하고 있다. 엄정한 평가단처럼 손님들은 자신의 기존 경험과 지금을 비교한다는 걸 잊지 말자. 겉으론 그렇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지만, 내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면, 손님들 마음을 알 수 있다. 찡그리는 표정이 있거나 손님들끼리 수군거린다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가 파악해야 한다.

손님의 불만이 타당한 것이라면 즉시 바꾸어야 한다. 불만이 쌓인 채 한 달이 지나면 이미 고객은 사라지고 없다. 신장개업은 창업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손님들의 엄정한 소리를 듣는 날이기도 하다는 걸 마음에 새기자.
반응형

+ Recent posts